들깨 1말은 몇키로인지 궁금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무게를 알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그날은 왠지 그 안에 담긴 의미가 궁금했달까요. 회사 다니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숫자 하나에 이토록 마음이 끌릴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들깨의 무게보다 제 마음의 무게를 재보던 날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들깨를 처음 진지하게 바라보게 된 날
장터에서 우연히 시작된 호기심
그날은 토요일 오후였어요.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 동네 재래시장에 갔습니다. 회사에서 하루 종일 엑셀만 보다가 바깥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꽤 상쾌했죠. 그때 한 노점에 쌓여 있는 들깨 자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장님, 이거 얼마예요?” 하고 물었더니, 아주머니가 “한 말이에요, 오늘 막 탈곡했어요.”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한 말이라니… 들깨 1말은 몇키로일까?’ 정확히 모르겠더군요. 곡식 단위로 ‘되’, ‘말’, ‘섬’ 같은 걸 들어보긴 했지만, 실제로 그걸 써본 적은 없었습니다. 숫자와 데이터로 일하는 회사원 입장에서 ‘말’이라는 단위는 어쩐지 정겹고도 낯설었죠.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머릿속에서 그 질문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들깨 1말은 몇키로일까? 왜 사람들은 아직도 그 단위를 쓰는 걸까? 단순한 무게 이상으로 뭔가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들깨 무게를 직접 확인해보기로 한 이유
회사 생활에 지쳐 느려지고 싶던 마음
요즘 제 하루는 숫자와 마감의 연속이었습니다. 눈 뜨면 출근, 눈 감기 직전까지 업무 보고서. 그날 장터에서 들깨를 봤을 때, 이상하게 마음이 느긋해졌어요. 그 따뜻한 냄새와 농부의 손길이 묻은 자루 하나가 마음 한켠을 건드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이번 주엔 꼭 들깨 1말의 진짜 무게를 직접 확인해보자고요. 단순히 검색으로 끝내기엔 뭔가 아쉬웠습니다.
정미소로 향한 퇴근길의 발걸음
며칠 뒤 퇴근길, 버스 창밖으로 ‘정미소’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반짝했죠. 내리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나이 지긋한 아저씨 한 분이 계셨습니다.
“아저씨, 혹시 들깨 1말은 몇키로인지 아세요?” 하고 묻자, 아저씨가 웃으시며 “그걸 직접 재봐야 알지” 하셨습니다.
아저씨가 창고에서 들깨 자루 하나를 꺼내 저울 위에 올렸습니다. 숫자가 9.1kg에서 멈추더군요. “껍질 있는 들깨는 이 정도고, 껍질 벗기면 7~8kg쯤 될 거야.”라는 말을 덧붙이셨습니다.
그 짧은 순간이 이상하게 뭉클했습니다. 단위 하나를 직접 확인했다는 사실보다, 그 무게를 손으로 느꼈다는 게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직접 들깨를 사서 생긴 이야기
첫 구매, 그리고 첫 번째 실수
그날 이후 저는 용기를 내어 들깨 한 말을 사 왔습니다. 종이 자루에 담긴 9kg의 들깨는 보기보다 꽤 무거웠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어깨가 뻐근했지만, 이상하게 뿌듯했습니다.
집에 와서 들깨를 부엌 한쪽에 두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그제야 들깨는 기름 성분이 많아 금방 산패된다는 걸 알게 되었죠. 검색해보니 냉동 보관이 필수라고 하더군요. 한창 귀찮았던 저는 그냥 부엌 구석에 두었으니 당연히 그런 일이 생긴 겁니다. 그날 밤, 한참을 버리면서 혼잣말을 했습니다.
“이게 9kg짜리 실패구나…”
그날 이후 저는 뭐든 ‘많이 사두면 좋다’는 생각을 버렸습니다. 식재료는 필요할 때마다 신선하게 사는 게 진짜 현명한 일이더군요.
들깨가루 만들다 터진 사고
그다음 주에는 남은 들깨를 직접 갈아보겠다고 나섰습니다. 믹서기를 꺼내 들깨를 넣고 갈기 시작했는데, 뚜껑을 덜 닫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갑자기 ‘퍽!’ 소리와 함께 들깨가루가 사방으로 퍼졌습니다.
부엌 바닥, 벽, 심지어 냉장고 위까지 들깨가루가 흩어졌습니다. 그때의 절망감이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웃음이 터졌습니다.
“이걸 사람들은 손맛이라고 하는 건가요…”
결국 청소를 다 하고 나서 한 모금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렇게 들깨 냄새가 가득한 주말을 보냈습니다.
들깨 1말의 무게가 가르쳐준 것
단위 속에 담긴 손의 감각
그날 이후로 숫자를 대하는 제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회사에서는 항상 정확한 수치가 중요했지만, 들깨 한 말의 무게는 사람의 감각이 먼저였어요. 들깨 1말은 9kg이지만, 그것을 재는 손끝의 온도는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아저씨는 무게를 재면서 “이 정도면 올해 농사 괜찮게 됐지”라고 하셨는데, 그 말 속에 시간과 노력이 녹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숫자 뒤에 숨은 ‘사람’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한 말이라는 단위의 깊은 뜻
조선시대부터 쓰이던 ‘말’이라는 단위는 곡식의 양을 세는 방법이었다고 합니다. 부피로 치면 18리터쯤 된다고 하더군요. 들깨로 채우면 9kg 정도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단위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마음이었습니다.
농부에게 한 말은 ‘한 해를 버티는 양’, 어머니에게는 ‘겨울 동안의 반찬 양’, 장터에서는 ‘정직한 거래의 기준’이었을 겁니다.
전통 단위 ‘말’로 본 들깨 무게 비교표
| 구분 | 들깨 상태 | 부피 기준 (약) | 평균 무게 (kg) | 특징 및 비고 |
|---|---|---|---|---|
| 1 | 껍질이 있는 들깨 | 18리터 (1말 기준) | 약 9~10kg | 수분 함량이 높고 저장 시 산패가 빠르게 진행됨. 껍질이 있어 보관성이 높지만 가루로 만들기 전 반드시 선별 필요. |
| 2 | 껍질을 벗긴 들깨 (정제 들깨) | 18리터 (1말 기준) | 약 7~8kg | 기름 함량이 높고 고소한 맛이 강함. 들깨가루로 갈기 좋은 상태이며 냉동 보관 필수. |
| 3 | 들깨가루로 만든 경우 | – | 약 8~8.5kg (한 말 기준) | 부피가 줄어들어 보관이 용이하나 산화 속도가 매우 빠름. 개봉 후 2~3주 내 섭취 권장. |
| 4 | 장터 거래 기준 ‘한 말’ | 18리터 용량 자루 | 9kg 내외 | 지역과 습도, 보관 상태에 따라 약간의 차이 존재. 일부 지역은 8kg을 한 말로 계산하기도 함. |
들깨 1말은 몇키로일까, 그 답보다 중요한 이야기
삶의 무게를 재본 순간
회사에서는 늘 보고서에 무게감 있는 단어를 쓰지만, 실제로 무게를 느끼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들깨 한 말의 9kg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제게는 ‘손의 온도’로 기억됩니다.
들깨 자루를 들던 그날의 감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손바닥에 닿던 그 거칠고 따뜻한 질감, 어깨로 느껴지던 묵직함. 그건 물리적인 무게이기도 했지만, 어쩌면 제가 내려놓고 싶던 마음의 무게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무게라는 건 저울 위의 숫자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마음의 크기라는 걸요.
다시 장터로 간 이유
몇 주 뒤 다시 장터에 갔습니다. 그날의 아주머니가 여전히 그 자리에 계셨습니다. “또 들깨 사러 왔어요?” 하시길래 웃으며 “이번엔 조금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주머니가 작은 봉투에 들깨를 담아주시면서 “이게 한 되예요. 한 말의 10분의 1이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숫자가 아니라 감각으로 ‘한 되’의 크기를 느꼈습니다. 봉투를 들자 손끝에 닿는 무게가 따뜻했습니다.
들깨 보관 및 활용 과정에서 주의할 점 요약표
| 구분 | 보관 환경 | 권장 보관 기간 | 주의사항 | 실제 경험에서 느낀 점 |
|---|---|---|---|---|
| 1 | 상온 (20~25℃) | 1주 이내 | 직사광선과 습기를 피해야 함. 장시간 두면 산패가 급속히 진행됨. | 부엌 한쪽에 두었다가 냄새가 변하면서 절반 이상 버리게 됨. |
| 2 | 냉장 보관 (5℃ 내외) | 2~3주 | 밀폐용기 사용 필수. 다른 식품의 냄새를 흡수할 수 있음. | 들깨 특유의 향이 유지되지만 장기 보관엔 부적합함. |
| 3 | 냉동 보관 (-18℃ 이하) | 3~6개월 | 가장 안정적인 보관법. 해동 후 재냉동 금지. | 냉동 후 꺼내 쓸 때마다 신선한 향이 유지됨. 현재 이 방법을 사용 중. |
| 4 | 들깨가루 상태 | 2~3주 | 공기 접촉 최소화, 실리카겔 등 흡습제 활용 권장. | 갈아놓은 들깨가루는 금방 변질되어 냉동 보관이 가장 안전함. |
| 5 | 장터에서 구매 시 | 즉시 분할 보관 | 껍질 유무, 습도, 포장 상태 확인 필수. | 들깨 1말을 한 번에 사면 보관 부담이 커지므로 적당량 구매가 현명함. |
지금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무게보다 소중한 건 그 과정을 느끼는 일
들깨 1말이 9kg이라는 사실은 이제 머릿속에 박혀 있지만, 그보다 잊히지 않는 건 그날의 시간과 냄새입니다. 시장의 활기, 정미소의 소리, 들깨가루가 흩날리던 주방의 풍경. 모든 게 제 일상 속 한 장면이 되어 남았습니다.
요즘도 들깨가루를 한 숟갈 넣을 때면 생각이 납니다. “이게 그때 그 무게구나.” 그 무게 안에는 농부의 손길, 아저씨의 웃음, 제 실수까지 모두 녹아 있습니다.
어쩌면 인생이란 게 그런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숫자와 무게로 표현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온도와 시간입니다.
들깨 1말은 몇키로?
이젠 그 질문이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제 삶을 천천히 돌아보게 만든 문장으로 남았습니다.
오늘도 들깨가루 한 숟갈을 넣으며 생각합니다.
“무게는 저울로 재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