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아이의 한마디였어요
저는 평범한 40대 주부예요. 두 아이를 키우고 있고요. 어느 날 중학생 딸아이가 제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더라고요. “엄마, 나 요즘 살이 좀 찐 것 같아. 다이어트 식단 좀 같이 짜보면 안 돼?” 순간 멈칫했어요. 아직 어린 나이인데 다이어트를 이야기하니 걱정도 됐고, 혹시 체중에 너무 민감해지는 건 아닌지 마음이 복잡했어요.
근데 아이 말이 이어졌어요. “엄마, 나 먹는 거 너무 막 먹는 것 같고 속도 자꾸 더부룩해. 피부도 트러블 생기고… 그냥 건강하게 먹자는 거야.” 그제야 이해가 됐어요. 단순히 살을 빼겠다는 게 아니라, 제대로 먹고 싶은 마음이었던 거죠. 그래서 그날부터 아이와 함께 ‘학생 다이어트 식단표’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처음엔 쉽지 않았어요
사실 다이어트 식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있잖아요. 닭가슴살, 샐러드, 고구마, 계란. 저도 다이어트 몇 번 해봤으니까 알죠. 근데 학생이 그걸 하루 세끼 먹기는 무리예요. 공부해야 하고 체력도 써야 하고, 무작정 칼로리 줄이면 오히려 더 위험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이에게 말했어요. “우리 맛있는 거 먹되, 조금 더 건강하게 바꿔보자.” 그렇게 해서 기준을 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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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굶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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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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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단지 비율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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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은 규칙적인 식단, 주말은 유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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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함께 준비하기
이렇게 원칙부터 세우고 시작하니까 훨씬 수월했어요.
직접 짜본 현실적인 식단표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챙기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특히 학교 급식은 조절이 어려워서 아침과 저녁 위주로 바꿨어요. 아래는 저희가 일주일 기준으로 짰던 식단이에요. 일단 너무 빡빡하지 않게 구성한 게 포인트예요.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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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삶은 계란 1개 + 바나나 1개 + 플레인 요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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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학교 급식 (급식표 보고 가급적 국은 적게, 반찬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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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현미밥 반 공기 + 두부부침 + 나물 반찬 + 김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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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통밀식빵 1장 + 스크램블에그 + 아몬드 4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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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학교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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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닭가슴살 샐러드 + 삶은 고구마 반 개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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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방울토마토 + 치즈 + 삶은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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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학교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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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오트밀 죽 + 삶은 브로콜리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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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바나나 + 땅콩버터 살짝 바른 통밀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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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학교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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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미역국 + 밥 반 공기 + 계란말이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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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오트밀에 우유 넣어 먹기 + 블루베리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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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학교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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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불고기 적당량 + 채소 쌈 + 밥 반 공기
주말은 좀 더 유연하게
토요일, 일요일에는 점심은 외식이 되더라도 양조절만 하면 OK! 대신 간식은 과일이나 방울토마토로 제한했어요. 빵 먹고 싶다고 하면 마트에서 재료 사서 직접 통밀빵에 채소 넣어 샌드위치 만들어 먹기도 했고요.
아이의 반응과 변화
처음엔 익숙하지 않은 식단이라 그런지 “엄마, 이거 맛이 없어” 하는 소리도 들었어요. 근데 일주일쯤 지나니까 달라지더라고요. “엄마, 요즘 속이 편해”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해” 이런 말이 나왔어요. 실제로 얼굴에 나던 트러블도 줄었고, 살도 2kg 정도 빠졌어요. 그보다도 식습관이 잡히면서 아이가 자기를 관리하려는 모습이 더 대견했어요.
또 다이어트라는 단어 대신 ‘건강한 식사’라는 표현으로 바꾸니 아이도 훨씬 부담 없이 받아들이더라고요. 예전에는 인스턴트 간식 달라고 했던 애가, 이제는 스스로 오이 스틱이나 요거트 꺼내 먹는 모습을 보면 정말 놀라워요.
엄마 입장에서도 배운 점
아이 식단 챙기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같이 건강하게 먹게 되더라고요. 아침을 같이 먹고, 저녁도 같이 조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식습관도 달라졌어요. 사실 저도 어느새 폭식하고 과식하는 게 습관이었거든요. 근데 아이랑 같이 하다 보니 ‘엄마부터 건강하게 먹어야지’라는 생각이 드니까 더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또 하나, 너무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방 포기하게 된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하루 종일 공부하는 학생이니 기운 떨어지면 안 되고, 먹는 즐거움도 있어야 오래 갈 수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실패한 날도 있었어요
물론 완벽했던 건 아니에요. 어떤 날은 급식이 튀김 위주여서 저녁도 그에 맞춰 조절하자고 했는데,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울기도 했어요. “왜 친구들은 다 먹는데 나만 신경 써야 하냐”는 말에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너무 빡빡하게 하지 않고, ‘먹을 땐 먹되, 다음 끼니는 가볍게’라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했어요.
그랬더니 아이도 부담을 덜 느끼고 식단을 더 꾸준히 지키게 되더라고요. 다이어트는 결국 지속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또 한 번 느꼈어요.
지금은 어떤 모습이냐면요
지금은 엄격한 식단표보다는 습관 중심으로 바뀌었어요. 아침엔 반드시 단백질+과일 구성으로 먹고, 간식은 꼭 식전에만. 저녁은 되도록 기름기 적게, 국물 줄이기. 이런 식으로요.
몸무게는 그 이후로 3kg 가까이 줄었고, 무엇보다 아이가 “내가 나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감정을 느끼는 게 커요. 다이어트를 ‘외모 관리’로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내 몸을 위한 건강한 선택’으로 인식하는 걸 보면서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한 줄 요약
학생 다이어트 식단표는 숫자보다 습관이 중요하고, 맛있는 게 많아야 오래 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