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거울 속 내 모습을 보고 멍했어요
나이 마흔 넘어가면서부터 체중계 숫자가 예전처럼 쉽게 줄지 않더라고요. 예전엔 조금만 덜 먹고 운동 몇 번 하면 쑥쑥 빠지던 살이, 이제는 정말 안 빠지는 거예요. 그렇게 시간만 흘렀죠.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남자 평균 몸무게’라는 글을 보게 됐어요. 그 글에 따르면 40대 한국 남성 평균 키 173cm 기준으로 평균 몸무게가 대략 71~73kg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키 174cm에 몸무게가 무려 82kg이었어요. 말 그대로 평균보다 확실히 넘는 몸무게였죠. 솔직히 건강검진에서도 고지혈증 수치, 간 수치 조금씩 엇나간다고 했는데, 그때는 “그냥 나이 들어서 그래”라며 넘겼어요. 그런데 그 숫자를 보고 나니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더라고요. ‘내가 지금 평균보다 이렇게 많이 나가는 몸을 갖고 있으면서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진짜 현실적으로 내 몸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숫자만으로 내 몸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참고는 되더라고요
BMI도 처음 계산해봤어요
제가 사실 BMI 같은 거 계산해본 적이 없어요. 근데 이번 기회에 계산해보니까 제 키(174cm)에 몸무게(82kg)는 BMI 지수가 27.1 정도로 나오더라고요. 과체중 범주 안에 들어가는 수치였어요. ‘과체중? 나 그렇게 안 뚱뚱한데?’ 하고 거울을 봤는데… 배는 나와 있고 옆구리 살도 꽤 있었어요.
운동한다고 가끔 헬스장도 가고, 등산도 가긴 했지만 사실 일주일에 한 번 움직이면 다행인 수준이었고, 식습관은 진짜 엉망이었거든요.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회사 식당에서 한 그릇 뚝딱, 저녁은 라면이나 치킨. 밤에는 꼭 맥주 한 캔, 이런 식이었어요.
그동안 ‘난 키도 있으니까 이 정도 몸무게는 괜찮아’라고 자기합리화해왔던 거죠. 그런데 평균 수치를 보니까 내가 그동안 얼마나 방심했는지 깨닫게 됐어요.
처음엔 숫자 맞추는 게 목표였어요
목표는 ‘평균까지 내려가자’였어요
처음 목표는 단순했어요. 평균 몸무게인 71~73kg까지만 줄여보자. 그러면 최소한 병원 가서 ‘과체중’이라는 말은 안 들을 거잖아요. 그래서 그날부터 진짜 식단부터 바꿨어요. 다이어트 도시락이니 이런 거는 못 하겠고, 그냥 집밥 위주로 바꾸고 양 줄이기부터 시작했어요. 특히 저녁에 라면 끊고, 맥주도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였어요.
운동은 매일 아침 20분씩 스트레칭하고, 저녁엔 동네 한 바퀴 걷기부터 시작했어요. 예전 같으면 ‘이게 뭐 운동이냐’ 싶었겠지만, 지금은 이런 것조차도 꾸준히 하기 힘들더라고요.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 먹는 거 조절하는 게 가장 큰 고비였어요.
중간에 유혹도 많았지만, 현실을 자꾸 상기했어요
퇴근길에 편의점 앞을 지나가면 삼각김밥 하나, 캔맥주 하나가 왜 그렇게 반짝이는지… 저도 몇 번은 무너졌어요. ‘오늘 하루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야식도 먹고, 운동도 건너뛰고. 그럼 다음 날은 체중계 올라가기 전부터 마음이 무거워지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핸드폰 메모장에 ‘남자 평균 몸무게 71~73kg’이라고 써놓은 걸 봤어요. 그 숫자를 떠올리면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 숫자가 스트레스를 주는 느낌이었는데, 나중엔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드디어 평균에 가까워졌을 때 느낀 변화들
몸이 진짜 달라졌어요
한 달 반쯤 지났을 때 체중이 76kg이 됐고, 두 달쯤 지났을 때 드디어 73kg대에 진입했어요. 딱 평균 몸무게 안으로 들어간 거죠. 숫자 하나 바뀐 건데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옷도 핏이 달라지고, 허리띠 구멍 하나 줄였고요. 등산 갔을 때도 숨 덜 차고, 계단 올라갈 때도 덜 힘들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검진에서 수치들이 정상이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뿌듯했어요. 내 몸이 반응하고 있다는 걸 직접 체감하니까 그간 힘들게 했던 식단 조절이나 운동이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주변 반응도 달라졌어요
회사 동료들이 먼저 알아보더라고요. “살 좀 빠졌네?” “요즘 운동하나 봐요” 이런 말 들으면 진짜 힘이 나죠. 집에서도 아내가 “배 좀 들어간 거 같아”라면서 은근히 웃고요. 그런 말 한마디가 동기부여가 되니까 유지하려는 의지도 생기고, 다시 무너지지 않게 신경 쓰게 돼요.
지금은 72kg 정도에서 유지 중인데, 오히려 무리하게 더 뺄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평균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제 몸에도 이 정도가 딱 적정한 것 같아요.
지금은 숫자보다 몸의 상태를 더 중요하게 봐요
숫자에만 집착하는 건 위험해요
처음에는 ‘평균’이라는 숫자에 맞추는 게 전부인 줄 알았어요. 근데 다이어트를 계속하면서 느낀 건, 몸무게보다 중요한 건 컨디션과 체형이라는 거예요. 몸무게가 같아도 근육량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고, 몸이 무거운 이유가 지방 때문인지, 수분 때문인지도 중요하잖아요.
지금은 숫자보다는 “내가 이 옷을 편하게 입을 수 있는가, 무릎이나 허리가 덜 아픈가” 같은 실질적인 기준으로 내 몸을 체크해요. 그렇게 하니까 훨씬 마음도 편하고, 유지도 오래가요.
평균 몸무게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남자 평균 몸무게는 참고용일 뿐, 중요한 건 내 몸이 편한 상태를 찾는 거예요.”
그 숫자에 맞추는 건 동기부여용으로는 좋지만, 무조건 그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강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요. 저는 평균을 기준으로 삼되,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중심에 뒀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더 오래 갈 수 있었고, 즐기면서 유지할 수 있었어요.
혹시 지금 몸무게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있다면, 너무 숫자에 얽매이지 말고 내 몸의 변화를 천천히 관찰해보세요. 그게 진짜 건강한 다이어트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