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보다 체지방률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던 계기
예전에는 체중 숫자만 보면서 살을 뺐어요. 55kg 밑으로만 내려가면 됐지, 체지방률은 뭔지도 몰랐죠. 그러다 어느 날 건강검진표를 보는데, 체중은 정상이래요. 근데 체지방률은 ‘과체중 경계’라고 나와 있더라고요.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그러고 나서 거울을 보는데 몸이 확실히 ‘마른 비만’ 느낌이더라고요. 숫자는 괜찮아 보이는데, 근육 없이 흐물흐물하고 배는 볼록, 허벅지는 두껍고, 팔뚝은 힘이 없고요. 그때 처음 ‘체지방률’이라는 숫자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체지방률 15%를 유지하고 있어요. 물론 보디빌더처럼 선명한 복근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탄탄하고 슬림한 느낌을 유지 중이에요. 오늘은 40대 중반인 제가 체지방 15프로까지 오게 된 경험을 공유해볼게요.
30% 가까웠던 체지방률,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정확한 시작은 건강검진 후 인바디를 재고 나서였어요. 체지방률이 28%쯤 나오더라고요. 체중은 58kg이었는데, 골격근량은 낮고 체지방은 높았어요. 겉보기엔 그렇게까지 뚱뚱하지 않았지만, 옷을 벗으면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특히 배 쪽, 허벅지, 팔뚝 이런 데가 늘어지고 부풀어 있는 느낌이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이 낳고 운동 제대로 안 하고, 밥은 잘 챙겨 먹고, 스트레스 받을 땐 야식으로 풀고. 그게 십 년 넘게 반복됐더라고요. 그러니 당연히 지방이 쌓였죠. 문제는 이게 나이 들면서 빠지지도 않고, 오히려 더 잘 찌는 체질이 돼버린 거예요.
그때부터는 단순히 다이어트가 아니라 ‘체지방률 줄이기’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목표는 무조건 15%. 딱 그렇게 정하고 나니까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제일 먼저 한 건 식단 정리였어요
운동보다 먼저 바꾼 건 식습관이었어요. 예전엔 그냥 배고플 때 아무거나 먹고, 시간대도 들쑥날쑥했는데, 지금은 ‘탄단지’ 구성에 신경 쓰면서 식사를 하게 됐어요.
하루 세 끼는 챙겨 먹되, 아침엔 단백질 중심으로. 계란 두 개, 닭가슴살 조금, 귀리 한 숟가락 이런 식으로요. 점심은 일반식 먹되 밥은 반 공기만, 반찬은 생야채나 단백질 위주. 저녁은 최대한 가볍게, 두유랑 삶은 달걀, 토마토 이런 걸로 정리했어요.
야식은 완전 끊진 못했지만, 먹고 싶을 땐 방울토마토나 오이, 삶은 고구마 조금으로 바꿨어요. 처음엔 솔직히 힘들었어요. 배고프면 짜증도 나고, 아무 맛도 없는 식단이 너무 지루했거든요. 그런데 2주 정도 지나니까 입맛도 바뀌고, 위가 줄어들어서 양도 확 줄더라고요.
운동은 유산소+근력 병행으로
처음엔 유산소 운동만 열심히 했어요. 1시간씩 걷고, 가끔은 빠르게 걷거나 계단 오르기 정도. 그런데 그렇게 한 달을 해도 체중은 줄었는데, 체지방률은 생각만큼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근력 운동을 병행하기 시작했어요. 집에서 맨몸 운동으로 시작했어요. 스쿼트 50개, 플랭크 1분, 런지 20개씩 양쪽, 푸쉬업은 무릎 대고 15개씩. 처음엔 죽는 줄 알았어요. 근육이 당기고, 이걸 왜 하나 싶기도 했고요.
근데 한 달, 두 달 지나니까 진짜 달라졌어요. 팔뚝이 살짝 탄탄해졌고, 엉덩이 모양이 좀 잡히더라고요. 뱃살도 줄어들면서 옷 맵시가 확 달라졌고요. 인바디 찍어보면 체지방률이 1~2%씩 떨어지는데, 그 재미에 빠져서 운동을 놓치기 싫어졌어요.
유산소 타이밍이 관건이었어요
운동하면서 알게 된 건, 공복 유산소가 체지방 감량에 좋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시고 30분 걷기부터 시작했어요. 아무것도 안 먹고 걷는 게 처음엔 힘들지만, 이게 효과가 꽤 있어요.
그리고 근력 운동은 저녁에 30분 정도, 유튜브 보면서 따라 했어요. 루틴은 짧게 하더라도 매일매일 유지하는 게 핵심이더라고요. 저는 월수금은 하체, 화목토는 상체, 일요일은 스트레칭 정도로 짰어요. 매일 조금씩 하니까 운동에 대한 부담이 줄었고, 습관처럼 굳어졌어요.
체지방 15% 도달한 순간, 감정이 복잡했어요
정확히 4개월 걸렸어요. 체중은 58kg에서 53kg까지 줄었고, 체지방률은 28%에서 15%까지. 중간에 17%쯤 됐을 때 진짜 기뻤고, 15% 넘기고 나서는 살짝 눈물이 났어요. 그만큼 고생했고, 진짜 노력했거든요.
거울을 봤을 때 복부 라인이 잡히고, 허벅지 안쪽에 빈 공간이 생기고, 팔뚝살이 줄어든 걸 보니까 ‘이게 진짜 가능하구나’ 싶었어요.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요. 운동하고 식단 조절하는 게 ‘벌’이 아니라 ‘선물’처럼 느껴졌어요.
지금은 유지어터로 살고 있어요
지금은 체지방률 15% 근처에서 유지 중이에요. 완벽하진 않아도 하루 한 끼는 일반식, 한 끼는 건강식, 한 끼는 샐러드나 두유 위주로 먹어요. 운동은 일주일에 4~5번 정도, 스트레칭은 매일 해요.
물론 가끔 치킨도 먹고, 치팅데이도 있긴 해요. 근데 다시 돌아오는 루틴이 있으니까 무너지지 않더라고요.
예전엔 몸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지금은 거울을 볼 때마다 뿌듯해요. ‘내가 만든 내 몸’이라는 자부심이랄까. 나이가 들어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직접 느껴보니까, 누가 뭐래도 전 지금 이 루틴이 너무 소중해요.
독자에게 전하는 팁
체지방률 낮추고 싶다면 체중계만 보지 마세요. 인바디 측정해보시고, 근력 운동은 꼭 병행하세요. 유산소+식단+근력 세 가지가 딱 맞아떨어질 때 진짜 변화가 와요.
한 줄 요약
체지방 15프로, 숫자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제 인생이 달라졌어요. 운동은 배신하지 않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