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15kg 감량, 진짜 가능한 줄 알았던 나의 실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극한 다이어트

살면서 ‘단기간 급감량’이라는 단어에 혹해본 적, 다들 한 번쯤은 있으시죠?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평소 체중이 많다 보니 다이어트란 단어에 민감했는데, SNS나 유튜브에서 ‘3주 15kg 감량 성공’ 이런 자극적인 영상이 눈에 띌 때마다 “진짜 될까?” 궁금하더라고요.

올해 4월, 어느 날 체중계에 올라섰다가 무릎 꿇고 싶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어요. 역대 최고 몸무게였고, 뱃살이 터질 것처럼 불룩했고, 무릎도 시큰거리고. 이대로 가다간 건강에 문제가 생기겠다 싶었죠.

그날 저녁, 충동적으로 ‘3주 15kg 빼보기’ 도전 선언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절박하기도 했고, 어디 한 번 제대로 미쳐보자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부터 말씀드릴 이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고되고 냉정했던 다이어트 여정이었습니다.

시작 계기: 외모보다 건강이 위험했던 순간

계단 오르다 숨이 턱 막혔던 날

회사에서 3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을 탔는데, 정말 땀이 쏟아지듯 나고, 숨이 가빠서 2분 정도 앉아 있었어요. 그전엔 그래도 조금 힘들다 정도였는데, 이 날은 ‘내가 진짜 병이 있는 걸까’ 싶을 정도였어요.

몸무게는 108kg. 나이는 마흔셋. 허리둘레는 41인치. 숫자만 봐도 긴장감이 들었고, 이러다 고혈압, 당뇨가 올 수 있겠구나 싶어서 겁이 나더라고요. 병원 예약을 하려다, ‘지금 내가 살부터 좀 빼자’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아주 무모하지만 간절했던 3주 감량 프로젝트였습니다.

첫 주: 극단의 식단과 고강도 운동

하루 섭취 500kcal, 가능한가?

일단 식단을 거의 절식에 가깝게 구성했어요. 하루 총 섭취 열량은 500kcal 미만. 아침엔 오트밀 30g, 점심엔 닭가슴살 100g과 샐러드, 저녁은 아예 안 먹었어요. 물은 하루 2.5리터 이상 마셨고, 커피는 블랙만, 그 외엔 무설탕 차만 마셨죠.

이게 힘들지 않냐고요? 네, 정말 미쳤어요. 첫 3일은 진짜 지옥 같았어요. 배에서 계속 꼬르륵거리고, 머리는 띵하고, 집중도 안 되고 짜증도 났어요. 그래도 ‘처음이 제일 힘들다’는 말 믿고 꾹 참고 버텼습니다.

하루 2시간 유산소, 1시간 웨이트

식단도 식단이지만 운동 강도도 꽤 높였어요. 오전에는 공복 유산소 1시간, 퇴근 후엔 헬스장에서 웨이트 1시간 + 유산소 1시간.

운동 중간에 어지러울 때도 있었고, 중간에 주저앉아서 한참을 못 일어난 적도 있었어요. 트레이너도 처음엔 걱정했지만, 제가 워낙 진지하게 매달리는 걸 보고 말리진 않더라고요.

일주일 동안 5kg가 빠졌습니다. 수분 빠진 것도 있겠지만, 눈에 보이게 살이 줄어드니까 정말 신기했어요. 아침에 거울 보면서 “진짜 되긴 되는구나” 싶었어요.

둘째 주: 무기력과 전쟁 시작

근육이 빠지기 시작한 신호

문제는 둘째 주부터였어요. 몸무게는 계속 줄었지만, 기운이 점점 없어지고 몸이 무거운 느낌이 들었어요. 근육량이 빠졌던 거죠.

팔 다리에 힘이 덜 들어가고, 계단 오를 때 허벅지가 후들거렸어요. 무게는 줄고 있는데 체력은 점점 바닥으로 향했죠. 그 와중에도 운동을 쉬지 않았어요. 그게 오히려 더 무리였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어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졌어요

평소보다 잠을 더 자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머리가 무겁고, 기상 후 피로감이 하루 종일 갔어요. 컨디션이 극도로 떨어졌고, 업무 집중력도 저하됐어요.

몸무게는 둘째 주까지 총 10.1kg 감량. 근데 이상하게 기쁘지가 않았어요. 겉으로는 살이 빠졌는데, 내 몸은 점점 망가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셋째 주: 정신력이 아니라 고통의 시간

얼굴 살 빠지고 생기도 사라짐

마지막 주에는 진짜 ‘감량만을 위한 시간’이었어요. 식단은 거의 죽 수준이었고, 바나나 한 개로 하루를 버티던 날도 있었어요.

몸무게는 계속 줄었지만, 거울 속 제 모습은 피폐해졌어요. 얼굴살은 빠졌지만 생기도 사라지고, 인상이 초췌해졌어요. 주변에서도 “살 많이 빠졌네”보다는 “좀 힘들어 보이세요”라는 말이 더 많았고요.

다이어트의 끝에서 찾아온 위기감

19일째 되는 날, 복통과 현기증이 심하게 왔어요. 병원에 갔더니 위장에 가스가 너무 차 있고, 탈수 증상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날은 집에 와서 처음으로 치킨을 시켰어요.

단 한 조각 먹고 눈물이 핑 돌았어요. 배고파서가 아니라, 내가 너무 무리했다는 걸 그제야 깨달은 거죠.

3주 후 결과와 반성

체중 변화: 15.3kg 감량 성공

결론부터 말하면, 체중은 92.7kg까지 내려왔어요. 시작 108kg에서 15.3kg 감량. 수치상으로만 보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어요.

허리 사이즈도 줄었고, 얼굴도 갸름해졌어요. 바지 사이즈가 두 칸 줄었고, 티셔츠도 예전보다 핏이 생겼어요.

하지만 저는 이게 ‘성공한 다이어트’라고 말하진 못 하겠어요. 왜냐면…

체력과 멘탈이 함께 무너졌거든요

운동할 기력도 없고, 먹는 게 무서워졌어요. 다시 살이 찔까봐 식사를 제대로 못 하겠더라고요. 회복식도 어렵고, 심리적으로 부담이 생기니까 결국 요요가 오기 시작했어요.

4주 뒤, 체중은 5kg 다시 늘었어요. 결국 10kg 감량에 그쳤고, 근육이 빠진 탓에 체형은 망가졌어요.

지금의 나는

지금은 다시 건강하게 감량 중이에요. 하루 두 끼 균형 잡힌 식사, 주 4회 운동, 물 2L 마시기. 이렇게 바꾸고 나니까 오히려 속도는 느려도 몸이 안정적으로 반응하더라고요.

지금은 88kg. 예전보다 20kg 가볍지만, 무리 없이 꾸준하게 유지 중이에요.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

‘3주 15kg’은 가능해요. 하지만 그건 체중만 줄이는 거지,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건 아니에요.

단기간 감량은 정신력 싸움이 아니라, 체력과 면역력을 깎아먹는 일이더라고요. 다시는 그렇게 안 할 거고, 누구에게도 추천하지 않아요.

한 줄 요약
3주 15kg 감량, 숫자는 성공이지만 몸과 멘탈은 실패였어요. 진짜 다이어트는 건강하게, 천천히 가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