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한달 20kg, 무모했지만 해봤어요

왜 이렇게까지 하게 됐는지 말하고 싶어요

사실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는 40대 중반, 세 아이의 엄마이자 전업주부입니다. 살이 찌기 시작한 건 둘째를 낳고 나서였어요. 처음에는 그냥 출산 후 살이 안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몇 년 쌓이다 보니 어느새 제 몸무게가 110kg을 넘어가더라고요. 키가 158cm인데요, 말 그대로 고도비만이었죠.

어느 날 아이가 제 옆에 누워 있다가 말하더라고요. “엄마는 왜 맨날 숨을 헐떡여?” 그 말을 듣고 진짜 심장이 철렁했어요. 웃으면서 넘기긴 했지만, 속으로는 너무 부끄럽고 속상했어요. 체중 때문에 걷기만 해도 무릎이 시큰거리고, 앉았다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가끔은 숨이 차서 쉬는 척 하며 주저앉았거든요.

그때 결심했어요.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고. 더 늦기 전에 한번 제대로 해보자. 그래서 정말 무식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한 달에 20kg 감량’이라는 목표를 세우게 된 거예요. 무모하죠. 지금 생각해도 무모했어요. 근데 그때는 그렇게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평생 못 바꿀 것 같았어요.

처음엔 진짜 무조건 굶었어요

다이어트를 결심한 첫날, 저는 냉장고 문을 열고 쫙 정리했어요. 냉동만두, 피자, 햄, 빵 종류 전부 다 남편 몰래 버렸어요. 마트에서 장도 다시 봤어요. 당근, 양배추, 오이, 닭가슴살, 두부, 사과, 달걀. 정말 이 여섯 가지만 샀던 것 같아요.

처음 3일은 거의 단식하다시피 했어요. 진짜 배고플 땐 물 마시고, 너무 허기질 땐 삶은 달걀 하나. 첫날은 잘 참았어요. 근데 둘째 날부터는 진짜 머리가 멍하고 짜증이 밀려오더라고요. 아이들 밥 차려주면서 저는 꾹 참고 냄새만 맡고 빠졌어요. 솔직히 말하면 첫 주는 그냥 ‘버텼다’는 말 외엔 설명이 안 돼요.

그래도 몸무게는 빠르게 줄었어요. 첫 주에 무려 5.4kg이 빠졌어요. 소변도 자주 보고, 몸이 푹 꺼지는 느낌이었어요. 이쯤 되니까 ‘진짜 나 가능성 있는 거 아냐?’ 싶었어요.

몸이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어요

두 번째 주가 시작되면서 이상한 현상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어지럽고, 손이 떨리더라고요. 계단을 오를 땐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갑자기 열이 오르기도 했어요.

그때 알았어요. 이게 ‘굶어서 살을 빼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몸이 알려주는 거라는 걸요. 처음엔 몰랐어요. 그냥 참고 견디면 빠질 줄 알았는데, 몸이 고장 나기 직전까지 가서야 정신을 차렸어요. 그래서 그 주부터 식단을 정리했어요. 단순히 굶는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만 먹기로요.

식단을 바꾸고 운동을 조금씩 시작했어요

아침엔 사과 반 개에 삶은 달걀 하나, 점심엔 닭가슴살 100g에 양배추, 저녁엔 두부 반 모와 오이. 하루 세 끼는 꼭 챙기되 양을 정말 소량으로 정리했어요. 물도 하루 2리터 이상 마셨고요.

운동은 처음엔 못 했어요. 몸이 너무 무겁고 무릎이 아파서요. 대신 아이들 등원시키고 집에 돌아와서 집안일을 좀 빠르게 하면서 움직였고, 저녁엔 15분 정도 천천히 걷는 걸로 시작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운동보다 ‘움직이는 일상’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세 번째 주부터는 유튜브에서 따라 하는 스트레칭을 해봤어요. 10분짜리였는데 그거 하고 땀이 줄줄 나더라고요. 고도비만일 땐 진짜 ‘숨만 쉬어도 살 빠지는 느낌’이라는 말, 정말 공감해요.

고비는 네 번째 주였어요

한 달이 다 돼갈 때쯤, 몸이 확실히 가벼워졌어요. 계단을 올라갈 때 숨이 덜 차고, 무릎 통증도 줄었어요. 주변에서도 “살 좀 빠졌지?” 하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요.

근데 이 시기가 또 고비였어요. 처음 2~3주는 빠르게 빠졌는데, 넷째 주 들어서면서 체중이 잘 안 줄기 시작했거든요. 그때부터 머릿속에 의심이 생겼어요.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나?’, ‘이대로 멈추는 거 아냐?’ 이런 불안감이요.

그래서 다시 식단을 조금 바꿨어요. 단백질 비중을 늘렸고, 나트륨 섭취를 더 줄였어요. 국이나 찌개도 안 먹고, 계란은 노른자를 줄이고 흰자만 먹었어요. 야채는 데쳐서 먹으니까 더 포만감도 생기고, 부종도 덜하더라고요.

결과는 어땠냐고요?

정확히 한 달 후, 21.3kg이 빠졌어요. 몸무게는 112kg에서 90.7kg. 말이 되나요? 저도 놀랐어요. 솔직히 말하면 절대 건강한 방식은 아니었어요. 지금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근데 제겐 이 한 달이 ‘변화의 시발점’이었어요. 이걸 계기로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살을 뺀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제 삶이 달라졌다는 거예요. 전에 입던 바지를 입어봤는데 허리가 남고, 거울을 봤을 때 이중턱이 줄어든 걸 보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지금은 어떤 상태냐면요

한 달 후엔 무조건 유지만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바로 다이어트 이어가는 건 몸에 무리일 것 같아서요. 그래서 유지식을 하면서 체중을 더디게 줄여가고 있어요. 지금은 84kg까지 빠졌고, 속도는 느려졌지만 확실히 내 방식이 생긴 느낌이에요.

식욕 조절도 어느 정도 되다 보니까 폭식 욕구는 많이 줄었어요. 야식도 끊은 지 두 달이 넘었고요. 요즘은 오히려 건강식 만드는 게 취미가 됐어요. 아이들도 같이 먹을 수 있게 만드는 법을 고민하는 게 재밌더라고요.

제가 경험한 고도비만 한달 20kg 감량, 한 줄 요약

무모했지만, 내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어요. 절대 권장하진 않지만, 간절한 사람에겐 시작의 불씨가 될 수 있어요.

다만 꼭 기억해 주세요. 굶는 다이어트는 오래 못 가요. 저는 이걸 계기로 ‘내 몸을 바꾸는 건 식단과 생활습관’이라는 걸 배웠고, 그게 진짜 살을 빼는 길이라는 걸 느꼈어요.

진짜 중요한 건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유지하느냐’더라고요. 단기간에 무리하게 빼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반드시 후속 전략을 세워두고 시작하셔야 해요. 제 이야기, 누군가에겐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